연비규제 현실… ‘탄소섬유’부품 제조박차

2018-04-03

산·학·연, 2021년까지 5년간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 연구개발 및 장비 구축

최근 국내 자동차 제조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차량연비규제가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적으로 연비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국내 자동차 기업들이 규제기준을 충족 시키지 못하면 국산 신형차 수출길이 막 히게 된다.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동차 무게 를 줄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 로 꼽힌다. 단, 안전하고 충격에도 강 해야 한다. 

기존에 사용되는 금속을 대 체할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재료로‘ 탄 소섬유강화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이하CFRP)’이 주목을 받는다. CFRP는 플라스틱에 탄소섬유를 첨가해 강도와 탄성을 높인 소재다. 탄소 섬유의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 수준이 며 강도는 약 10배 더 강하다. CFRP 로 만든 부품은 강철로 만든 것에 비해 30~50% 가볍고 1.5~2배 정도 강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CFRP 부품을 적용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BMW사의 i3, i8, 7 시리즈 모델 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CFRP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작년 10월, 연구원·기업·대학 등 48개 기관이 모 여‘ 탄소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출 범했다. 사업단은 R&D 과제 11개와 인 프라 과제 2개를 수행한다. 사업 총괄주관기관인 한국화학연구원C-산업육성센터 전영표 센터장은“ 이 사업단은 처음부터 사업화를 목적으로 출발했다”며“ 2021년 12월까지 탄소섬 유로 차량 부품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 하고 사업종료 후 3년 내에 부품을 실제 판매할 자동차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 고 밝혔다.


탄소섬유 개발부터 자동자 부품 제 조까지 국내에서 처음으로 CFRP를 사용한 부품은 2014년 기아자동차가 출시한 올 뉴소렌토의 파노라마 선루프 프레임이 다. 아직까지 비교적 쉬운 기술로 작은 부분에 CFRP를 활용하는 수준이다. 사업단은 CFRP로 만든 부품을 자동차 사이드바디, 트렁크 뚜껑, 서스펜션 모듈, 뒤틀림·진동 방지 부품까지 넓힐 계획이다. 내진이 안 된 오래된 건물 외 벽에 붙이는 건축보강용 CFRP 기술도 사업단의 연구 대상이다. 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과제도 진행된다. 

부품의 원료가 되는 PAN계 탄소섬 유와 피치계 흑연섬유 기술 개발, CFRP 와 다른 소재를 접합하는 기술, 섬유 재 활용 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대용 량 전자기기나 전기차에 사용할‘ 인조흑 연으로 만든 고용량 음극재’ 제조 기술 도 개발한다. 탄소섬유를 시제품으로 만들 때 사용 하는 장비 인프라는 전라북도와 경상 북도에 구축된다. 

두 지역은 이전부터 융·복합 탄소소재·부품 산업을 육성 해왔다. 이번 사업은 전북의‘ 메가 탄소밸리 사업’과 경북의‘ 융복합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 클러스터 사업’을 합쳐 진 행된다. 전북은 섬유에서 중간재를 만드는 장 비 4종을, 경북은 중간재를 제품으로 성 형하는 장비 7종을 구매할 예정이다. 

이 장비들은 장비전문가가 작동·관리하며 R&D 과제를 수행하는 기관들이 자유롭 게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R&D 세부과제는 1·2차 자동차 관련 판매업체와 대학 등 4~7개 기관이 팀을 이뤄 수행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 차도 수요기업체로서 사업에 참여할 예 정이다. 이들은 일부 부품 디자인 설계 부터 참여해 부품 완성도를 높이고 이 부품을 실제 자동차 생산에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화학연 C-산업육성센터는 R&D와 인프라 과제를 수행하는 세부기관들이 과 제를 잘 수행하는지 점검하고 제품을 사 업화하는 과정을 지원한다. 수요기업체 와 세부기관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조율 하는 역할도 한다.


차량연비규제 강화…국내 자동차 변화 필요 차량연비규제는 공기오염의 주 원인 인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NOx), 황산 화물(SOx), 미세먼지 등을 줄이기 위해 외국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유럽 국 가, 미국, 일본은 연비 규제를 지키지 못 한 자동차 제조업체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으며 규제는 단계적으로 강화될 전망 이다. 

한국은 아직 규제를 시작하지 않 았지만, 해외 규제가 국내 자동차 수출 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변화가 시급하 다. 전 센터장은 “최근 국내 자동차 기 업들의 수출량이 줄었다”며“ 처음에는 CFRP 부품 구매에 적극적이지 않던 기 업들이 이제는 스스로 CFRP 관련 기술 을 개발할 정도로 상황이 다급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규제가 언제 시작 될지 모르지만 CFRP를 이용해 차량을 생산하려면 전체 설비를 바꿔야 하기 때 문에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고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센터장은 CFRP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간 생산되는 수송기기의 1%만 CFRP로 바꿔도 시장 규모가 수백조 원”이라며“ 사업에서 개 발되는 CFRP 차량 부품을 단일 차종에 적용할 경우 전체 중량의 10% 가까이 경량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