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바이오 프린팅으로 난치병 해결”

2021-01-29

“당뇨발 완치의 길 열어”…피부·뼈·장기 등 재생 치료, 세계 장기재생 시장 선도 



유석환 로킷헬스케어 대표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당뇨발 완치의 길을 열 것”이라며 “4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세계 장기재생 시 장을 선도해나겠다”고 말했다. 로킷헬스케어는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피부·뼈·장기 등을 재생 해 치료하는 업체다. 최근에는 환 자의 자가세포를 재료로 피부조직을 출력해 당뇨발(당뇨병 환자의 발에 염증 및 괴사가 진행되는 당뇨 합병증) 치료에서 만족할 만한 임상 결과를 얻었다. 이후 진행한 시술 테스트도 성공적이었다. 국내 업체 중 최초였다. 

해외에서도 이런 기술을 지닌 회사는 드물다. 당뇨발의 경우 제대로 된 치료법이 없어 의미가 더 크다. 현재 오염 방 지를 위한 소독 및 차단 등의 치료만 이뤄질 뿐이다. 심하면 발목을 절단해야 하고 사망률도 높다. 

이에 힘입어 로킷헬스케어는 인도 등 아시아를 비롯한 중동과 남미 등 20개국에 4차원(4D) 바이 오 프린터 ‘닥터인비보’와 기술 및 프로세스 등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2021년 부터 연 300억원으로, 10년 계약 기간 총 3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미국, 유럽 등 의료 선진국과도 기 술 수출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로킷헬스케어를 이끄는 유석환 대표는 대우자동차 유럽본부(폴란 드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출 신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를 맡았고, 2012년 로킷헬스케어를 창업했 다. 다음은 유석환 대표와의 일문 일답.


4D바이오 프린터시장 참여계기 

- 4D 바이오 프린터를 통해 피부, 장기 를 재생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다. 이 시장에 어떻게 뛰어들게 됐나. 

"대우차에서 20년 동안 일했고 이후 셀 트리온헬스케어 대표를 맡으면서 바이오 시장에 눈을 뜨게 됐다. 2012년 로킷헬 스케어 창업 후 몇 년간은 3D 프린터를 제조했다. 컴퓨터 부품이나 플라스틱을 주로 출력했다. 그러나 사업을 할수록 방 향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고, 피부 및 장기 재생 등 바이오 분야로 전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이끌며 얻은 경 험이 바탕이 됐다. 사람마다 세포 하나하나가 다 다르고, 이를 고려해 정밀 맞춤 치료로 방향을 잡았다. 결국 피부, 뼈, 장 기 재생이었다. 성장성도 봤다. 전 세계 약 5000만 명의 당뇨발 환자가 있고,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달한다. 4D 바이오 프린터를 통한 당뇨발 치료는 이제 막 시 작하는 분야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 닥터인비보를 사용한 당뇨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장점은 무엇인가. 

"당뇨발 환자의 손상된 부위 스캐닝→ 환자로부터 추출한 자가세포를 재료로 손 상된 부위 그대로의 인공 피부 출력→손 상된 부위에 인공 피부 부착 등의 치료 절 차로 진행된다. 중요한 건 환자의 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이다. 또 절차가 간단해 빠르고 쉽게 치료할 수 있 다. 약 15~20분이면 시술이 끝난다. 기 존 방법으로 치료하려면 보통 6~10개월 이 걸리는데, 닥터인비보를 사용해 치료 하면 작은 상처는 4주, 손바닥만 한 큰 상 처는 8주면 된다. 치료 비용도 줄였다. 기존 치료법은 3만~5만달러(약 3300만 ~54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그 가 격을 10분의 1로 줄였다." 


세계 최초 당뇨발 완치 기대 

- 완치도 기대된다. 

"그렇다. 당뇨발은 심할 경우 발목을 절단해야 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그러나 닥터인비보로 치료할 수 있다. 현재까지 임상시험 결과 한국에서 40명, 인도에서 60명 등 총 100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우 리가 세계 최초로 당뇨발 완치라는 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인도와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끝냈다. 

"성공적이었다. 인도는 세계 당뇨발 환 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다. 2019년에 인 도 첸나이의 당뇨발 전문 병원에서 환자 40명에게 닥터인비보를 통해 조직을 재 생·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했다. 당뇨발 환부가 2~5주 내 정상 피부로 복구되는 결과를 얻었다. 면역 거부반응도 없었다. 한국에서 진행한 임상 결과도 마찬가지로 좋은 성과를 냈다. 현재 미국, 유럽, 중동, 터키 등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피부조직 재생 등 당뇨발 시술법은 2019 년에 이미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 품청(EMA)의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2021년 초부터 중동 지역 등에서 실제 시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에서 인정받고 국내진출 

- 해외 시장부터 공략하는 이유가 있나. 

"국내보다 해외 시장 규모가 훨씬 크다. 굳이 작은 시장에서 사업을 할 필요 가 없다. 또 해외에서 인정을 받은 후 국내에 들어오는게 보다 수월하다. 기술 허가 등과 관련 비용도 해외나 국내나 비 슷하다. 대우차 시절부터 해외 시장을 누 볐기 때문에 해외 비즈니스가 더 익숙한 것도 있다." 

- 대우차 유럽본부(폴란드법인) 최고운 영책임자(COO),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 등을 역임하며 얻은 해외 사업 노하우가 있다면. 

"뻔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신뢰가 무엇 보다 중요하다. 사업 파트너에게 내가 만 든 제품 또는 서비스를 사용하면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품, 서비스 품질이 뛰어나야 한 다. 또 ‘올드’ 비즈니스가 아닌 미래 시 장을 이끌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라 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처음 거래를 할 때는 을(乙)이지만 이런 신뢰를 준다면 갑 (甲)이 될 수 있다." 

- 앞으로 계획은. 

"무릎 등 손상된 연골 부위를 재생해 치료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환자의 갈비뼈 끝부분에서 연골을 추출해 닥터인비보로 출력할 수 있다. 2020년 EMA로부터 시 술 방법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이집트의 대학병원에서 임상, 시술을 진 행해 강도 높은 연골을 생성하는 등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버드 메디컬스쿨 매사 추세츠 종합병원과도 기술 협력 중이다. 시장 규모로 보면 당뇨발보다 10배 이상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