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은 숙제가 아니라 돈 되는 사업

2020-07-07

지속가능성 사업에 SK·GS 등 석유화학사 대거참여… ‘환경’ 없인 수익창출 불가능 



플라스틱·비닐 등을 생산하며 그동 안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혔던 석유화 학사들이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이미지를 위해 마지못해 하 던 숙제가 아니라 효과적인 수익 창출 방법이라는 인식이 커지는 가운데, 친 환경 경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장비가 자동으로 세척하는 시스템 개발 


SK에너지는 원유 정제 장비인 열교환 기 세척 작업을 사람 대신 장비가 자동 으로 세척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도입했다. 작업 시간과 사고 위험이 줄어들었지만, 무엇보다 하루 900톤씩 사용하던 세척용수를 400톤 이상 절약할 수 있어 환경 분야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런 친환 경적 공정 개선뿐만 아니라 폐 플라스틱 재활용,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 개발, 수 처리 기술 등 작으면서도 구체적인 핀포 인트를 찾아 친환경 경영을 시도하고 있 다. 지난 5월에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공모전을 주관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는 에너지·화학 산업을 통 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한다는 ‘그린밸런스 2030’ 전략에 따른 것이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현재 20% 수준 인 친환경 제품 비중을 2025년까지 7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시장 우선 이 아닌 환경을 중심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총수가 직접 나서 그룹 차원의 변화를 주문한 정유사도 있다. GS칼텍스를 보 유한 GS그룹의 허태수 회장은 지난달 17일 GS임원포럼에서 “앞으로 친환경 을 통한 지속가능경영 실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될 것”이라며 “내부 역량을 이 런 외부의 변화에 맞춰 혁신해야 한다” 고 당부하기도 했다 

허 회장의 선언처럼 GS칼텍스는 환경 을 악화시켰던 기존의 석유사업의 한계 를 넘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에는 여수공장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연 료인 저유황 중유(LSFO) 전량을 액화천 연가스(LNG)로 대체했다. GS칼텍스는 LNG가 동일한 열량의 LSFO보다 이산 화탄소 배출량이 74%에 해당하는 것으 로 파악한다.


바이오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화학사도 이런 '친환경' 흐름을 타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신년사 에서 "지속가능성을 LG화학만의 차별 화된 가치로 만들자"고 강조하기도 했 다. LG화학의 신년사에 '지속가능성'이 라는 단어가 들어간 건 올해가 처음이 다. 지난 5월에는 지속가능성을 핵심 가 치로 한 '뉴 비전'을 선포하며 이산화탄 소 저감, 바이오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등의 추진에 나섰다. 효성그룹도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초 그린경영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전사적으로 친환경 경영을 추진하고 있 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제주도에서 버려 지는 페트병을 수거해 가방을 만드는 사 업을 진행하는 등 전 사업부문에서 친환 경 제품을 확대하고 시장을 발굴하고 있 다. 롯데케미칼도 페트병을 수거해 신 발·옷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렇게 정유·석유화학 업계 전반에 친환경 경영이 확산하는 이유는 효율 성만 생각했던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 상 수익을 창출할 수 없는 시대가 돼서 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환경적 가치 를 중요시하는 기업의 제품에 대한 선호 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건 수익 확대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으로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돈 버는 데만 집중한다면 투자를 받지 못 하는 시대가 될 수도 있다. 올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투자 결정시 환경 지속성을 핵심 목표로 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티로폼이 들어가지 않는 친환경 단열재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단순히 몇몇 기 업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 름이다. 지난달 18일 미국의 화학사 다 우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 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내용의 지 속가능성 목표를 발표했다. 

특히 2035 년까지 시판하는 모든 패키징 재품을 100% 재사용·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개 발하겠다고 밝혔다. 독일의 바스프도 환경오염 물질인 스 티로폼이 들어가지 않는 친환경 단열재 를 개발해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서 콜드체인 배송 서비스에 적용하기로 했다. 국내에선 =환경 비즈니스=가 막 시작 한 단계인 만큼 앞으로의 사업성이 무궁 무진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