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 불황 지속…유가 오락 가락, 정제마진 제자리 걸음

2021-01-29

정유사들이 올해 들어서도 확실한 실 적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등락을 거듭하는 유가와 낮은 정제마진 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 이다. 업계에 따르면 1월 둘째주 국제유가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 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 래일보다 배럴당 0.02%(0.01달러) 오른 52.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 렌트유는 오후 3시50분 현재 배럴당 1%(0.55달러) 떨어진 55.44달러에 거 래됐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오 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확실한 반등을 하 지는 못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 수익성 악화의 주 된 원인이다.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 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4달러를 기록했 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1~2달러대로 회복하는가 싶더니 현재까지 정체 현상 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용 등의 비용을 뺀 금액이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정 유사들의 수익성 우려가 큰 상황이다. 


정제마진이 개선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 로나19)이 길어지면서 제품 수요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가격의 상승 폭이 원 유가보다 크기 때문에 유가가 오르면 정 제마진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있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가 커 정제마진 개선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 다. 업계 관계자는 “마진이 큰 항공유 등 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가 장기 화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라 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 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 크)의 지난해 총 연간 적자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유사들은 부진을 겪고 있는 정유제품 생산을 줄이고 석유·화학 생 산 비중을 늘리면서 비상 경영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제품 수요가 크게 줄지 않았으 며, 마진율도 높기 때문이다. 


에쓰오일은 최근 ‘2030 비전’을 선언 하고, 석유·화학 생산 비중을 12%에서 25%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2018년 5조원을 들여 정유 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완공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 크도 올해 플라스틱 소재 올레핀 공장을 완공하고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공장에는 2조원 이상의 자금 이 투입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시점 을 알 수 없어 정유업 불확실성도 개선 되지 않고 있다”며 “불황이 지속되면 정 유사들은 정유제품 생산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 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