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수혜 입는 화학업계 언택트 타고 시황 회복

2020-10-08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 중 무역 분쟁으로 석유화학산업이 다운 사이클 구간으로 진입한 가운데, 코로 나19로 인한 저유가와 ‘언택트’ 상황이 오히려 화학 업계에 특수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화학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한화솔 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올해 2분기 시장 컨센서스 이 상의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 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화학 기업들의 실적 개선 세는 원료인 유류 제품의 가격 하락에 서 비롯된 결과다. 저유가 상황이 길어 지면서 제품 가격 역시 하락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줄어들었지만, 중국 등 주요 고객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화학 제품의 수요가 반등하면서 수익성이 개 선됐다는 설명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 몇 년간 미국을 중심으로 에탄크래커(ECC)의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경쟁이 심화해왔 다. 셰일가스의 부산물인 에탄을 원재 료로 하는 ECC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 이 대부분 활용하는 납사크래커(NCC) 보다 생산 비용이 훨씬 저렴해 가격 경 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기록 적인 저유가 상황으로 천연가스와 유가 의 상대 가격이 바뀌면서 원가 경쟁력 역시 NCC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집에서 온라인으로 소비 활동을 하는 ‘홈코노 미’의 등장 역시 화학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지털장비와 ICT 인프라, 가전제품, 취미 오락기구 등 홈 코노미 관련 품목 수출은 전년 동기 대 비 35.2% 늘어난 28억3000만 달러에 달 했다. 이들 제품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 는 ABS는 석유화학 업체들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최근 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ABS 마진은 톤당 800 달러를 넘어서며 10년 내 최대 수준으로 상승한 바 있다. 최근 전기차 수요 상승 에 따라 차량 경량화를 위한 ABS를 비 롯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수요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 라텍스 장갑 등 위생용품 역시 올해 들어 꾸준한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위생 용품 관련 소재들은 주로 아시아 화학업 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언택트와 관련된 화학 제품 중 북미 생산 비 중은 10%대 수준으로 아시아가 대부분 50%를 넘게 차지하고 있다”면서 “에틸 렌 체인에 국한된 북미 ECC보다 납사를 통해 다양한 다운스트림 포트폴리오를 보유할 수 있는 아시아 지역 업체들이 경쟁 우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