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 계열사 ‘복합소재’ 상장 추진

2020-11-03

재계 순위 50위권인 일진그룹이 10여 년 만에 계열사 상장을 준비한다. 차량 용 수소탱크를 제조하는 일진복합소재 가 그 주인공이다. 일진복합소재는 일본 도요타와 함께 수소탱크 분야에서 `투톱` 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진복합 소재는 최근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을 기업공개(IPO) 대표 주간사로 선정했 다. 이달 중 킥오프 미팅을 개최하고 본 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이듬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와 코스닥 중 행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 5~6곳 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은 뒤 얼마 전 주 간사단을 확정지은 상황"이라며 "상장과 관련된 계획들을 이제부터 수립해 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진복합소재의 모태는 지난 1999년 설립된 한국복합재료연구소다. 일진그 룹이 2011년 관련 산업의 성장성을 눈 여겨보고 연구소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 난해 말 기준 일진복합소재의 최대 주주 는 지분 86.95%를 보유한 일진다이아몬드다. 일진다이아는 지난 2004년 코스 피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7000억 원 규모다. 일진복합소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료탱크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연료 탱크는 수소차 뿐 아니라 수소 드론, 수소 버스, 수소 트럭 등 수소를 활용한 모 든 탈것에서 활용된다. 회사의 생산 능 력은 일본 도요타와 함께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가장 진화한 형태의 수소탱크(타입4)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타입4는 복합소재 플라스틱으로 수소 용기를 제작한 뒤, 바깥 부분을 탄소섬유로 감는다. 알루미늄 수소용기를 쓰는 전 단계 제품(타입3)에 비해 가볍고 견고하다. 일진복합소재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넥쏘(NEXO)’에 연료탱크를 독점 공급 하고 있다. 현재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 출학자 현지 상용차 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최근엔 수소 드론에도 회사의 연료 탱크를 탑재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수소 탱크가 장착된 드론은 기존 드론에 비해 비행시간이 두 시간이나 길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공적 마스크를 구입 하기 어려운 섬 주민에게, 수소 드론을 활용해 배달하게 된 것도 수소탱크 덕분 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매출액은 885 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이었다. 직전 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배, 2배 가량 늘었다. 

넥쏘에 연료탱크 공급량이 급증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일진다이아몬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일 진복합소재는 486억원의 매출액과 52억 6400만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완 성차 시장에서 수소차 비중이 점차 늘고 있어, 당분간 회사 실적 역시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전년도까지의 실적만 가지고 기업가치를 산정하기엔 수소차 시장의 잠재력이 대단히 무궁무 진한 편"이라면 "앞으로의 성장 궤적 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진그룹이 IPO를 추진하는 건 약 10 년 여 만이다. 지난 2011년 코스피에 입 성한 전지 및 동박업체 일진머티리얼즈 가 그룹의 마지막 상장사였다. 그 밖에는 일진홀딩스(1990년), 일진전기(2008년·분할 후 재상장), 일진다이아(2004 년) 등이 있다. 일진복합소재의 증시에 입성하면 그룹 내에서 다섯 번째 상장사 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한 때 일진 그룹이 복합소재의 상장전지분투자(프 리IPO)를 추진했던 적이 있었다며 "오너 차원에서 자본시장을 어떻게 활용 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